<더 다크니스 2> 5시간짜리 익스트림 액션 어반 판타지 패키지

<더 다크니스 2>는 이미 끝낸 지 작성일로부터 2주가 넘었습니다. 약 5시간에 달하는 짧은 플레이타임이었지만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굳이 '일일이 감상을 남겨야 할까?'하는 의문에 굳이 감상을 남기지는 않았어요. 워낙에 단순한 게임이었으니까요.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악마 '다크니스'에게 빙의된 마피아 도련님인 재키가 '다크니스'를 노리는 '형제단'에게 공격당합니다. '형제단'의 습격에 재키가 복수하고, '다크니스' 안에 사로잡힌 자신의 연인인 제니를 구하는 내용입니다.

레벨은 레일로드로 진행됩니다. <더 다크니스 2>는 2012년 게임이고, 레일로드 슈터의 대표격인 <콜 오브 듀티 4 : 모던 워페어>가 2007년에 발매된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 있겠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레일로드 슈터'의 런앤건 감각에 주인공에 빙의된 악마 '다크니스'의 각종 다양한 능력과 그 능력을 제한하려는 적들을 더해 높은 액션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저는 '부머 슈터'라는 장르를 굳이 찾아 플레이하진 않습니다만, 꽤나 원초적인 형태의 '부머 슈터'가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서 말했듯 <더 다크니스 2>는 5시간 남짓의 매우 짧은 플레이타임을 가지고 있고, 눈 앞에 보이는 적들을 다 쓸어버리는 매우 액션성 짙은 레일로드 슈터입니다. 물론 액션 FPS 게임으로서의 레벨 디자인은 훌륭합니다만, 굳이 이걸 감상으로 남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원래는 감상을 쓰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럼에도 감상을 쓰려는 것은 일단은 미결을 남기고 싶지 않아서가 하나이고, 나머지 하나는 <더 다크니스 2>가 제가 원하는 '어반 판타지'의 감각을 잘 녹여내고 있다는 점에서입니다.

<더 다크니스 2>는 Top Cow Productions, 현재는 Image Comics에서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화책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만화책 시리즈는 90년대에 연재되었습니다.

90년대 픽션 씬은 어반 판타지의 황금기였어요. <샌드맨>이나 <헬블레이저> 같은 버티고의 간판 타이틀이 여기에 연재되었습니다. <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와 그 외전 <엔젤>이 인기 드라마였고, <월드 오브 다크니스>와 같은 테이블탑 RPG까지 등장할 정도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익스트림(꼭 Extreme이 아니라 Xtreme으로 써야 합니다!) 열풍으로 과장된 근육과 유혈 묘사가 두드러지던 시기였습니다. <더 다크니스> 원작을 본 적은 없지만, 원작 만화는 어반 판타지와 익스트림 사이에서 꽤나 걸출한 컬트적 인기를 누린 것으로 추측됩니다.

<더 다크니스 2>는 카툰렌더링 그래픽을 기반으로 폭력적인 액션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액션 슈터입니다. 그러나 그 배경은 (적어도 미국인에게는) 친숙한 도시의 변두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레스토랑, 호텔, 창고, 혹은 정체불명의 매음굴이나 폐 놀이공원 같은 곳 말입니다.

적들인 '형제단'을 이끄는 악당인 '빅터'는 근래 본 악당들 중 가장 매력적인 악당들 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캐릭터의 동기야 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크니스를 빼앗아 그 힘으로 어쩌구 저쩌구 ⋯ ⋯ .'

하지만 빅터의 중요한 점은 그게 아닙니다. 빅터는 굉장히 지능적인 악당이며, 주인공인 재키보다 언제나 한 발짝 앞서가 있습니다. 빅터는 최종 대결에 이르기까지 무결점에 가까운 수준으로 재키를 농락하며, 때문에 빅터의 성격은 평면적임에도 상당히 강렬한 악당으로 다가옵니다.

마지막으로 역시 <더 다크니스 2>의 장점은, 단순히 '런앤건 FPS'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언제든지 재키는 촉수를 휘두를 수 있고, 적을 휘감아 강력하고 잔혹한 공격을 퍼부을 수 있습니다. 물건을 집어던지고, 역병을 퍼뜨려 혼란을 일으키기도 하며, 심지어 무기를 강화하고 갑주를 입을 수 있습니다. 적들의 시체 가운데에 발생한 블랙홀을 집어던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재키에 대응하는 적들 또한 다양한 전술을 활용합니다. 재키의 '다크니스'와 관련된 능력들은 '빛' 아래에선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적은 광선을 재키에게 내리쬐려 합니다. 섬광탄을 던지고, 심지어 방패로 공격을 막거나 사슬을 휘둘러 무기를 가로채기도 합니다.

플레이타임은 상당히 짧습니다. 저는 5시간도 되지 않아 결말을 보았으니까요. 하지만 이미 고전게임이 되어버린 지금, 그리고 이런 '어반 판타지' 배경의 게임을 찾기 힘든 지금 <더 다크니스 2>는 한번쯤 저렴하게 구해서 플레이해볼 만한 괜찮은 게임입니다.